나는 여행자로소이다
앞으로 누가 나에게
스님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물으면
여행하는 사람이라 대답할까 합니다
무슨 연유인가하면
오늘 아침 메일 보내면서
사경을 권하는 글 가운데
금강경을 사경한다면
여시아문의 여자 한글자가
금강경의 반을 나타낸다
적어 보았는데
아침에 보내는 메일이 오류가 나서
두번째 다시 보내 보니 전송되었다고
표시가 납니다
틀림없이 전해 졌으려니 하며
혼자서 문득
금강경의 여如자 하나가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어디에서 찾을꼬 생각하다가
바로 경이 마쳐 지는
신수봉행의 행에 있겠구나 싶어
금강경을 하나로 모아 놓으면 바로
글자 그대로 여행을 하는 삶인데
반야의 도리를 가지고 인생을 한바탕
즐겁고 아름다운 여행하듯 살아가는 것이
옳다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메일을 열어 보니
마음 사랑님이 아직 메일이 도착치 않았다
연락을 주셨기에 발송 명단을 찾아 보니
아직도 발송중이라고 나옵니다
발송 완료라고 나와야 하는데
아침의 오류 상황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중간에 여전히 행인이 임발우개봉한다는
격이 된듯 합니다
하여 다시 메일을 보내 드렸는데 보시고
마음 사랑님이 다음과 같이 답을 하셨기에
오늘은 웬지 경주와 공주에서 마음이
통하는 날이라 싶습니다
여如
()
()
()
행行
사실 여와 행 사이에
오천여자의 가르침은
사생 구류의 각각
서로 다른 형태를 지니고 살아 가는
일체 모든 중생들의 행로에 대한
바른 길의 안내요
지침서라 할수 있을 것이니
응무소주이생기심하라는 말씀이 그것이요
일체 중생을 무여열반의 세계로 인도하라는
부촉하시는 말씀이 그것이며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며
약이색견아에서 일체 유위법에 이르는
사구게송 하나 하나가 모두
반야의 지혜로 이 사바 세계를 살며
온바 없이 오고
머문바 없이 머물며
가는 바 없이 가는
최상의 진리를 실천해 가는
여행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길에 마음에 맞는
도반 한두사람 있으면
더더욱 좋은 일이겠으나
그렇지 않다해도
진리의 길을 가는 사람은
오직 도를 벗삼고
가르침을 동반자 삼아
하루 하루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뿐이니
이렇게 가고 또 가다 보면
필경에 이르는 곳은
여래의 적멸보궁일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물으면 나는
여행如行을 여행旅行하는 사람이라
말해도 좋을듯 하여
못난 속내를 드러내 봅니다
어줍잖은 이유가
어찌 들으면 그럴듯 하기도 한가요
ㅎㅎ
우리 불자님들도 좋은 여행 속에서
좋은 도반 만나셔서 행복하고 즐거운
사바 여행 이루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