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다시 음미하는 수행자의 향내 - 인생을 낭비한 죄를 읽고
다시 음미하는 수행자의 향내
-인생을 낭비할 수 없는 이유를 보이다
저자 승진행 박원자님께서 직접 보내주신 책 ‘인생을 낭비한 죄’ 다 읽는데 닷새나 걸렸다.
단숨에 읽지 못한 게으름으로 오늘 11월 24일 오후 5시반. 325쪽을 덮는다
이전에 금강카페에서 읽었던 내용도 다시 새롭다
책을 덮고 표지를 본다
책표지 아래 오래 닳은 발우사진 빈 발우를 본다
발우,
수행자의 밥그릇
이 발우만 보고도 사유하게한다
밥, 그릇, 일상의 삶, 생명, 나눔, 보시...
이 밥그릇에 밥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일한다
소중한 밥의 의미를 생각하며 더 높은 삶을 영위하느냐이다
밥, 일, 세상
이 일상에 묻힌 이들의 세상에서
이 일상을 뛰어넘는 세상을 일구는 분들이 있다
이 밥그릇에 고봉으로 담아 한끼씩 배부르게 먹고 살기를 바란다
더 빛나는 밥그릇과
좀 누추한 밥그릇 차이가 있을까
밥그릇을 더 음미해본다
밥을 못먹으면 울고
더 심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밥을 배부르게 먹고 일한다
밥을 더 채우기 위해 일한다
남의 밥을 채가는 이들이 있고
남의 밥그릇에 밥을 채워주는 이들이 있다
밥그릇에 밥을 채우기도 어려운 이들이 있고
밥을 먹고 밥값을 제대로 못하는 이들이 있다
여기 발우로 공양을 받을 만한 삶을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 밥값을 하는 이들의 수행기를 엮어 폈다
밥값을 제대로 하려고 간절히 사는 이들의 수행기다
밥을 뛰어 넘는 분들의 수행담이다
진리의 길을 따라 영혼의 밥그릇을 키우는 분들의
늘 자신을 돌이켜 깨어 사는 분들의 향기로운 이야기다
진정한 행복의 길로 매진하거나 했던 분들의 향내를 전하고 있다
승진행보살(작가 박원자님)님은 밝고 맑게 사는 분이라 글도 그러하다. 이 분의 글은 아름답고 힘이 있고 깊이가 있어 다시 음미하게 한다. 이번에 또 아름다운 책을 내셨다. ‘인생을 낭비한 죄’는 철없이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고 사는 세인들에게 경책하는 글이 담긴 책이다. 그간 선지식들을 찾아 소중한 말씀을 담아 여러 권의 좋은 책을 낸 바 있지만 이번 책은 더 각별히 다가온다. ‘낭비하지 말라!’ ‘똑 바로 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행과 강해를 통해 정진하고 있는 우리 금강도반들은 카페 운영자인 ‘승진행의 불향산책‘에서 금새 젖어드는 감동을 맛본바 있다. 깊은 산에서 잔잔히 흐르는 맑은 계곡물처럼 싱그럽고 청렬한 선지식들의 수행담과 일상적 삶을 어찌나 맛깔스럽게 써주시는지를 우리는 이미 안다. 법공양의 공덕이 얼마나 큰가를 짐작한다. 그의 부지런함으로 감로수를 마음껏 마시게 하여 행복을 주곤 했다.
서른 한 꼭지에서 각기 솟아나는 수행기는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다. 법전종정스님과 혜국스님은 두 번 포함하였으니 우뚝 솟은 스물 여덟분의 절절한 삶을 깊이있게 펼쳐놓았다. ‘딸아이와 함께 한 삼천배’로 닫는다.
입적하신 성철스님, 청화스님, 한암스님, 숭산스님, 혜암스님, 해안스님, 인홍스님과 얼마전에 갑자기 입적하신 현종스님과
현재 불법의 혜명을 비추어 주고 계시는 법전스님, 무여스님, 혜국스님, 현각스님, 원만스님, 일수스님, 탄성스님, 설정스님, 성수스님, 철산스님, 월암스님, 영운스님, 원중스님, 혜춘스님, 백졸스님, 혜윤스님, 대천스님, 도현스님, 환성스님의 수행담을 진진하게 담고 있다.
수행자들은 숙세의 깊은 인연으로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진리의 길로 쉼없이 매진하고 수승한 스승의 가르침으로 법인연이 여물어가는 고난의 과정을 보게 된다
이 책에서 만난 선지식들의 주요한 메시지를 되새겨 본다
밥도둑이 되지 말라
빈배가 되어 자비를 베풀라
모든 것들에 평등하게 대하라
배신자에게도 자비행을! 그것은 나의 일이다. 오직 할 뿐이다.
전부 인연인과요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
상급도인은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다
수행의 목표는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인연을 끊지 말고 풀어라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은 수심修心과 용심用心에 있다
하루에 단 오분만이라도 부처님처럼 지내라
공부하다가 죽어라
한물건도 취하지 말고 한물건도 버리지 말라
꿈 깨라
익은 것은 설게 하고 선 것은 익게 하라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라
진리를 위해 일체를 희생하라
삼분단三分段법문을 되새겨 하루 24시간 일념정진하라
자기 자신을 수희 찬탄할 수 있어야 성불할 수 있다
생각이 복이다
큰 스승 만나기를 서원하라
영원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수행이다
한 순간 한 순간 깨치는 생활을 해야 한다
눈밝은 종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개혁이다
경전을 많이 읽고 부처님을 고대로 본받으라
매사에 최고의 정성을 다하라! 그리고 염불하라!
인생을 낭비한 죄는 살생한 죄보다 크다
영원적인 생명을 음미해야 천재다
맑은 거울에 맑은 물에 실상이 그대로 드러나듯이
맑고 지순한 수행자의 법설과 삶이 저자의 맑은 거울에 그대로 비춰 독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일만배에 도전한 노보살님의 절수행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결행한 삼천배 소식과 저자의 수행각오도 담고 있다.
제목은 영화 빠삐용을 인용하면서 전해주신 혜국스님의 법문에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의 발심수행기라고 볼수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한 빠삐용의 설움을 되새기고 있다.
‘살생죄보다도 인생을 낭비한 죄가 더 크다‘
그 경계에 당해서 누구든 절망과 한탄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과 우주의 참진리를 통해通解한다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억울함을 당하여 밝히려 하지 말라’는 ‘보왕삼매론’을 철저히 수순한다면 감옥 안에서도 자신을 옭죄는 세월을 낭비할 수 없을 것이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네 세간 삶이 욕계에 사는 한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사는 경우가 많다. 자기로 향하는 탐욕의 감옥, 좁은 소견의 감옥, 헤아리지 못하는 감옥, 배려하지 못하는 감옥, 인연과 인과를 모르는 감옥, 진리를 모르는 감옥....
책 뒤 표지에서 강조한 스님들의 법어는 다시 보아도 금구명언이다.
“바다에 떨어진 물방울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다.
수행하는 시간은 마음바다에 물방울 던지는 시간이다. 참 아름다운 시간이다
염불하면서 진리의 바다에 자기를 던지는 것은 참 귀한 일이다“ (혜국스님)
“영원한 행복은 자기자신을 확실히 아는 것에 있으며, 그것은 수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법전스님)
“불교는 (인생의)시나리오를 새로 쓸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혹시 여건이 어렵다 하더라도 수행을 하려는 마음만은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무여스님)
필자가 후기에 쓴 청화큰스님의 편지글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진정 찰나도 자아성불을 떠나는 생활을 말으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해는 지고 갈 길은 먼 형국이오나 남은 여생이나마 위선이 없는 불자, 임종에 당하여 후회 없는 수행자가 되고자 애타게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현재 산승에게 필요한 것은 신앙과 정정正精과 독서뿐입니다. 그 무엇 때문에도 남은 생명을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부지런하고 도반들을 챙기고 법담을 자주 들려주시는 저자를 나는 나의 시집 ‘그의 눈길‘(비움과 채움;2008)에서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승진행보살
길게 드리운 활개로
자분자분
보배 엮어
내쳐 달음질로 이끄는
가을 그득
봄마당!
언제나 참수행자를 찾아 길고 험한 길을 마다않고 나서온 저자의 결실이 이번 책에도 소복히 담겨있음을 느낀다
학명鶴鳴선사의 경책의 시가 기억난다
莫道始終分量頭
冬經春到似年流
試看長天何二相
浮生自作夢中遊
막도시종분량두
동경춘도사년류
시간장천하이상
부생자작몽중유
처음이 있고 끝이 있다고 나눠 말하지 말라
겨울이 지나면 봄이 물결처럼 흘러 오거늘
하늘이 어찌 처음과 끝 두 모양이 있는가
중생들이 스스로 지어가는 꿈속의 놀음이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목숨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 세상 만나기 어렵네
사람들이 법을 믿고 지혜를 갖기 어려우니
법을 들으면 마땅히 정진할지니
믿고 이해하도록 공부하고 그를 바탕으로 수행하고 마침내 부처님처럼 되고야 마는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하는 우리네 인생이다. 너무나도 소중한 인생의 순간순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는가, 나태와 안일의 욕락에서 젖어있는가? 가상의 윤회틀속에서 돌고 있는가, 해탈의 정로로 씻어나고 있는가?
금강도반 금강카페 운영자이기도 한 저자와 함께 정진한 내용도 담겨있는 좋은 글을 다시 볼 수 있어 새록새록 기억을 살려주고 있다. 우리 금강도반들이 함께 제2 천일기도정진하고 있는 오늘이 727일째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공부해야하는 가를 여러모로 많이 일깨운다. 인생을 낭비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순간임을 다시 반성한다. 나 자신에게도 한없이 되묻는 과제다.
20111124
무념_()_